[국민일보 2010-05-30 19:25]

3E… Evangelist:전도자, Economist:청지기, Energizer:섬김이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역사가 일어나고,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미군 하우스보이였던 열일곱 살 소년이 미군 상사의 도움을 받아 130달러를 들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서 하나님을 만난 소년은 오늘날 ‘3E’의 주인공이 됐다.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Evangelist)요, 다섯 달란트를 남긴 청지기(Economist)요, 활력을 주는 섬김이(Energizer)로 세워졌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에 대한 이야기다.

1959년 미국의 밥존스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회자가 된 그는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빌 1:21)는 말씀을 붙잡고 목회에 전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빌리 김’이라는 이름으로 해외 선교사역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미국인들에게 복음의 빚 진 마음으로 언제나 자신을 불러주면 열정적으로 달려가 복음을 전했다.

73년 봄, 그는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빌리 그레이엄 한국대회 때 설교통역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해 여의도광장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집회에는 연인원 470만명이 모였다. 하나님은 이름도 없는 한 청년을 들어 강단 중앙에 우뚝 세웠다. 집회 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된 김 목사는 조용히 잠적했다. 그리고 더 낮아지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또다시 한번 되뇌었다. “생명이 다할 때까지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사역의 연장선에 방송 선교가 있었다. 미국 팀선교회가 54년 설립한 극동방송은 56년 12월 23일 인천에서 첫 방송을 시작했다. 김 목사는 62년부터 극동방송을 통해 ‘청년의 시간’이란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했고, 이사로도 활동했다. 77년 극동방송 설립 21년 만에 한국인 첫 국장이 된 김 목사는 2년 뒤 사장으로서 경영자의 길을 걷게 됐다.

김 목사는 “극동방송의 사장은 주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며 주님의 방법으로 경영했다. 직원들을 모두 소중한 복음의 동역자로 생각하고 사람을 아꼈다. 또 ‘수원 왕소금’ ‘수원 깍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돈을 아꼈다. 그러나 주님을 위해 꼭 필요한 곳에는 아낌없이 나눴다. 그가 다섯 달란트를 남길 수 있었던 요인이다.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이면서 세계침례교회연맹(BWA) 총회장인 김 목사가 올해로 한국 사역 5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김 목사 후배들이 직접 측근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하나님 만나면 기적이 옵니다’(나침반)에는 기적 같은 삶을 사는 김 목사의 15가지 생활법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침반출판사 김용호 대표는 “특히 젊은이들이 책을 읽고 그 기적의 뿌리를 발견함으로써 스스로 꿈을 세우고, 비전을 구체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장환 이사장과 딸(김애설)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 미라다에 있는 바이올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함께 받았다. 김 목사는 명예 신학박사학위를, 딸은 ‘문화간 연구’ 박사 학위를 받았다.

/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