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10-04-27 18:53]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이자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의 국내 사역 50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한 행사가 지난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수원중앙침례교회와 극동방송뿐 아니라 수원기독병원, 수원중앙양로원, 수원기독초등학교, 한국십대선교회(YFC) 등 김 목사가 설립했거나 이끌어왔던 교회나 기관, 단체 등에서 급료를 받았던 사람들 700여명이 김 목사를 위한 조촐한 자리를 마련한 것.

이 행사는 김 목사의 뜻에 따라 외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진행됐다. 행사 준비위원장과 총무를 맡은 민산웅 장로와 김준원 목사 등은 “목사님께서는 당초 행사 참석 자체를 사양하셨으나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우리의 정성을 받아들이셨다”고 밝혔다. 대신 최대한 절제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담소하는 자리로 만들 것을 약속했다.

김 목사는 “천안함 사태로 국가적으로 어려운 때에 이런 행사를 하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여러분과 함께 식사 한 끼 하자는 마음으로 왔다”며 “저의 50년 사역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며, 여러분을 포함한 동역자들의 헌신으로 이뤄졌다”고 감사를 표했다.

1973년부터 9년 동안 수원중앙침례교회 부목사를 지낸 김재명 목사는 설교에서 “복음을 위해, 수많은 사람을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하시던 목사님을 잊을 수 없다”며 “목사님은 우리의 정신적 지주이시자 한국교회의 큰 어른이시다”라고 밝혔다.

행사에선 김 목사의 국내 사역 50년을 화보로 정리한 책 ‘기적’을 전달하는 특별 순서도 있었다. ‘김장환 목사를 존경하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된 책에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한국교회와 세상에 큰 영향력을 끼친 김 목사의 믿음의 행보가 촘촘히 들어 있다. 미군부대 하우스보이였던 김 목사가 한 미군의 도움으로 미국에 건너가 세계 침례교의 거목으로 성장하는 과정도 담겨 있다. 2006년까지 17년간 극동방송 방송심의실장을 지낸 김용호 나침반출판사 대표는 “목사님의 50년 국내 사역을 정리하면서 떠오른 단어는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행사에선 많은 이들의 감사와 회고담이 쏟아졌다. 김 목사의 비서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이영자씨는 “목사님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그분을 통해 예수를 만났다”면서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역사가 일어나고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목사님의 말씀을 직접 체험했다”고 고백했다.

/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