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2006-04-03 15:21]
극동방송이 복음을 담아 전파를 쏘아올린지 반세기를 맞았다. 지난 1977년부터 사장을 맡아 극동방송과 고락을 함께 해 온 김장환(72) 목사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 목사는 취임이후 ‘복음전파’를 경영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쉼없이 달려왔다. 그 결과 극동방송은 이제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로 하루 24시간 국내와 북방지역에 복음을 전하는 선교매체로 발돋움 했다. 이런 헌신과 노고를 인정받아 김 목사는 1982년 동백장,199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고 올초엔 기독 방송인의 모임인 NRB의 ‘국제방송대상 개인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이 모든 공을 청취자들에게 돌렸다. 극동방송이 지난 세월 흔들림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으로 기도하고 후원해 준 방송가족들 덕분이란 생각에서다. 그는 이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올한해 미국 새들백교회 릭 워런 목사 초청 세미나,정명훈과 런던심포니 협연 등 다채로운 행사와 방송프로그램들을 준비했다.
김 목사는 “극동방송의 사역은 영혼의 눌림과 육신적 병고로부터 수많은 영혼을 해방시키고 영생의 소망을 주는 것”이라며 “희년을 맞아 더 나은 미래,더 나은 역사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극동방송 창사 5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감회가 어떠십니까.
△ 극동방송은 하나님의 뜻으로 시작했습니다. 50주년을 맞아 하나님께 감사할 뿐입니다. 극동방송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성도들의 기도와 직원들의 열정 덕분입니다. 무엇보다 전파를 통해 동북아 지역에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 5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는데요. 소개해 주시지요.
△ 지난 2월 제주극동방송의 노후 안테나교체 예배를 시작으로 3월 18일엔 정명훈과 런던심포니 협연이 있었습니다. 5월 20일에는 홈커밍데이와 콜로라도 4중창 전국순회공연이 이어지고 7월엔 국민일보,국제제자훈련원과 공동으로 릭 워런 목사를 초청해 한국교회 리더들을 위한 세미나를 갖습니다. 또 8월 전국 어린이연합합창단 공연,10월 성가대 합창제,12월 7일 창사 50주년 기념리셉션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 방송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극동방송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 극동방송은 늘 변화하는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라디오 방송 중에서 자동화를 제일 먼저 실시했습니다. 오는 4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라디오 전시회(NAB)에도 참여,새로운 방송 기술을 보고 올 예정입니다.
- ‘목적이 이끄는 삶’으로 세계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릭 워런 목사 초청 세미나는 어떻게 추진하게 됐는지요.
△ 지난해 런던에서 열린 세계침례교 총회 현장에서 제안했습니다. 세미나를 통해 현재 워런 목사가 아프리카에서 추진 중인 ‘피스 프로젝트’ 헌금을 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워런 목사는 무료로 방한하겠다고 쾌히 응했습니다. 워런 목사는 오는 7월 잠실체육관에서 세미나를 열고 부산에도 하루 내려갑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어려운 목회자들을 무료 초청할 계획입니다. 미 8군 조찬,정·관계 및 교계지도자들과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릭 워런 목사를 소개해 주신다면.
△ 겸손하고 서민적인 사람입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껴안고 편안하게 해 줘요. 워런 목사에 대한 뒷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그는 방송 출연 안하기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방송에 나오더군요. 이유를 물었더니 아프리카 방문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 곳에서 한 목사님이 그를 보더니 “릭 워런 목사님 아니냐?”며 반갑게 인사를 하더랍니다. ‘나를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었더니 ‘인터넷으로 봤다’고 응답했답니다. 매체의 영향력을 깨닫게 된 워런 목사는 세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으로 생각하고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고 합니다. 앞으로 극동방송을 통해서도 자신의 설교를 방송하기로 약속했습니다.
- 그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첫째는 교회 개척에 대한 열정이고 둘째는 소외된 계층에 대한 열심입니다. 그는 실천하는 목회자입니다. 이번 7월 세미나도 한국의 가난한 목회자들에게 꿈과 비전을 주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 목회란 과연 무엇입니까. 한 마디로 정의해 주세요.
△ 목회는 목회입니다. 풀어서 말한다면 양떼들에게 말씀을 먹이고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얼마전 이명박 장로와 조식을 하던 중 환란 가운데 있을 때 필요한 성경 말씀을 읽어줬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정직하게 솔직하게 얘기 하십시오”라고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교회 후배 목회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교계 정계 지도자들을 문제 있게 만드는 것은 주위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큰 교회 목회자들의 경우 주변에 섬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제일 싸우기 힘든 대상은 아마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교만해진 자신 아닐까요. 저 또한 매일 새벽 엎드려 겸손케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가장 버리기 힘든 생각이 있다면 그건 ‘나 아니면 어디 되나 봐라’하는 생각일 겁니다. 그런 생각을 버렸으면 좋겠어요.
또 한국 교회에 무슨 회장이 그리도 많습니까. 회장은 하나면 되지요. 결국 과시욕 때문입니다. 가끔 큰 교회 목사님들 보면 회신 전화를 안해요. 저도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직원들에게 늘 걸려온 전화 내역을 메모하라고 당부합니다. 외국에 나갔다 들어와서도 모두 회신 전화를 해줍니다. 나보다 상대가 더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겸손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