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3-03-14 00:00]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78) 목사가 13일 중동 요르단 북부에 있는 시리아 난민촌을 방문해 주거용 컨테이너 400채와 구호품 전달식을 갖는다. 시리아 남부와 접경한 요르단 북부 ‘자타리 난민촌’은 내전으로 집과 고향을 잃은 시리아인 7만여명이 연명하는 비극의 땅. 극동방송은 이곳에 자체 모금한 17억여원으로 한 채에 6~8명 정도가 거주할 수 있는 컨테이너 400채를 설치했다. 또 개신교 국제구호단체 굿피플과 함께 담요 1500여장, 의류와 의약품 등 3억원어치의 생필품도 전달한다.

김 목사는 지난 1월 초 성지순례단과 함께 요르단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자타리 난민촌의 참상을 접했다. 피란민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떨었고, 밤이 되면 아이들은 폭격의 악몽에 비명을 질렀다. 난민촌 책임자 마하무트 알무시는 김 목사에게 도움을 호소했다. 김 목사는 6·25 때 미군 부대 하우스 보이를 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마친 뒤 세계침례교연맹 총회장까지 오른 인물. 그는 “난민들의 모습에서 6·25 전쟁 때 우리를 봤다. 극동방송 신사옥 건축 모금을 잠시 미루고 컨테이너부터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난민촌에 설치된 컨테이너 주택에는 태극기와 극동방송 로고가 붙었다. 김 목사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한국처럼 시리아인들도 다시 시작할 용기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