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전 미 부통령 방한 강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런 도발이 한·미 양국의 동맹과 안보 의지를 더욱 강하게 할 뿐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제정세 속 굳건한 한·미동맹’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우리는 안보의 길을 통해 북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은 아일랜드 리조트 더 헤븐 주최로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이사장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와 극동방송(이사장 김장환 목사)이 공동 후원했다.
전날 북한이 신형 ICBM을 시험 발사한 상황에서 열린 이번 강연에서 펜스 전 부통령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미동맹이 보다 강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윤 당선인을 통해 한·미 양국을 하나로 묶어주는 우정과 파트너십이 더욱 공고해질 거라고 믿는다”면서다. 앞서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13일 펜스 전 부통령을 30분간 만났다. 당시 윤 당선인은 회동 후 “대통령이 되면 안보·첨단기술·국제협력 등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란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도 언급했다. 그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때 미국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해 문 대통령을 만났다며 “북한이 독재와 압박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한국이 민주주의 발전을 보여주며 자유와 안보를 든든히 세워가는 모습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동맹국, 특히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의지에 대해선 “의심할 여지 없이 공고하다”고 강조했다. “3만 명의 육·해·공 미군 병력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역내 동맹에 대한 미국의 안보 의지는 확실하다”면서다. 이어 “일각에선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는 소문이 있는데, 내가 미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 살아 있는 한 주한미군 철수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잘 지켜왔듯 앞으로도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해선 “자유 진영 국가들은 우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최대의 경제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며 동맹국의 적극적인 대러 제재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강함을 통해 평화가 찾아오고, 약함은 악을 불러온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엄청난 만행을 저지른 대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어깨 위에 떨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중국 같은 국가들은 (이번 사태에서) 자유 진영이 어떻게 단합하고 움직이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가 더욱 하나가 돼 자유의 힘이 강함을 저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엔 정의용 외교부 장관, 정운찬·김황식 전 국무총리,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박진 국민의힘 의원,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신성철 전 KAIST 총장,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 이대공 애린재단 이사장,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노승숙 전 국민일보 회장, 김진오 CBS 기독교방송 사장, 이하경 중앙일보 주필 등이 참석했다.
–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