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2006-09-12 16:12]

“한미동맹 강화가 북핵 올바른 해법”

對北 지원만 주장·美일방적 매도 풍조 문제

우방관계 소홀땐 中·日역사왜곡 대처도 난감

차기 대통령 조건 ‘경제 잘 아는 지도자’ 꼽아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것이 북핵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고 우리의 국익을 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김장환(72) 극동방송 사장 겸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 목사는 12일, “최근 한미 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시아침례교연맹 회장, 세계침례교 총회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 77년부터 극동방송의 사장직을 맡아온 종교계 원로 인사.

김 사장은 “현재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 핵 문제 등이 불거져 있는데도 정부는 북한을 지원하는 데만 관심이 쏠려 있다”며 “그러다 보니 가장 중요한 한미 관계가 소홀해지고 있다”고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이어 그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주한미군 공군 사격장 문제 등과 관련해 일방적으로 미국을 매도하는 것은 문제”라며 “미국은 6ㆍ25 때 우리를 도와준 든든한 우방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김 사장이 북한을 돕지 말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라종일 주일 대사가 조지 W 부시 현 미국 대통령과 있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이 자신은 굶는 북한의 어린이들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는 이야기를 라 대사에게 했던 것. 라 대사는 부시 대통령의 말에 충격을 받았고 이 이야기를 라 대사에게 전해들은 김 목사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김 사장은 “외국의 대통령도 이렇게 북한 어린이들을 걱정하는데 과연 우리는 그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걱정하는 점은 지나치게 민족의 공조만을 강조하는 것. 한민족으로써 그들을 돕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미국을 배제하는 일과 동일시돼서는 안된다는 게 김 목사의 주장이다.

김 사장은 “가장 가깝다는 동맹국의 대사관과 부대 주위를 우리 경찰이 매일 지켜야만 한다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봐도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영토 욕심이 없었다”며 “미국하고 동맹 관계가 튼튼해지면 자연히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에 투자를 많이 하게 돼 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이 이른바 ‘용미론(用美論)’을 주장하는 것은 중국과 일본은 미국과는 달리 역사적으로 한반도를 침략한 전례가 있고 지금도 자신들의 이익 때문이라면 우리나라와 언제라도 충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동북공정을 내세우며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의 일개 지방 정권으로 왜곡하고 있고 일본은 독도 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미 동맹이 굳건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일본과 충돌하게 됐을 때 미국이 어느 나라를 도와줄 것인지 참으로 막막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지난 60년대만 해도 필리핀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잘 살았지만 미군이 철수하고 정치인들이 잘못해 지금은 우리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우리나라같이 지하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든든한 우방의 도움도 없이 잘못하다가는 이들 나라처럼 안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걱정은 차기 대통령에 대한 것으로 이어진다. 김 사장의 신조는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정치를 잘 해야 국민이 평안하게 잘 살수 있다는 것. 그는 차기 대통령의 조건으로 ▦북한과의 관계에서 당당한 사람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인사 ▦경제를 아는 지도자 등을 꼽았다. 현재의 상황에서 계속 북한에 끌려다니고 미국과의 동맹이 약해지다 보면 우리나라의 10년 후 미래를 내다보기 힘들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인정받고 국익을 최대한 챙기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다음 선거시에는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김 사장은 이 같은 걱정 때문에 매일 새벽마다 대통령과 삼부요인을 비롯한 우리나라 주요 정치인들을 위해 기도를 한다고 한다. 물론 목사로서의 기본 역할과 극동방송 사장으로서의 임무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그는 70이 넘은 나이에도 최근에 미 공군사관학교에서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졸업 예배에서 설교를 했다.

또한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는 극동방송의 각종 행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그런 김 사장의 마지막 바람은 후배를 양성하는 것. 그는 “후배들에게 내가 했던 경험들과 내가 아는 사람들을 모두 소개해주고 싶다”면서 “극동방송사 사장직도 국제적 감각이 있고 일 잘하는 후배가 나타나면 언제라도 넘겨주고 싶다”고 자신의 계획을 밝혔다.

 

[삶의 철학과 스타일] 책임·자율 중시…경영에도 접목

화학연구원등 입주예정…”관련산업 경쟁력 강화 기여”

김장환 사장은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떤 사람?만나고 사귀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과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역사가 이뤄지고 사람과 하나님이 만나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김 사장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70이 넘은 나이에도 아직 집에서 오전4시에 일어나 오전6시 정도면 회사에 출근한다. 시간은 최대한 아껴서 써야 무슨 일이든지 많이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이외에도 ‘책임’과 ‘자율’을 중요하게 여긴다. 사람은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해야 한다는 게 그의 평소 지론.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자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율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어야 자기가 맡은 일에 책임감도 갖게 되고 일도 잘 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이 같은 그의 생각을 회사경영에도 접목하고 있다. 현재 극동방송은 국내에 서울(중앙사)을 포함 대전ㆍ창원ㆍ목포ㆍ울산 등지에 총 8개의 지사가 있다. 김 사장은 “기본적으로 사장이 모든 일을 다 처리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지사장들과 임직원들을 믿고 그들에게 자신이 맡은 일을 다할 수 있도록 최대한 보장해 준다”고 말한다. 즉 사장으로서 자신은 경영상 큰 방향과 밑그림만 제시하고 세세한 업무 처리는 직원들에게 위임한다는 뜻이다.

 

약력

▦ 34년 경기 수원 출생

▦ 51년 수원농고 재학 중 도미(渡美)

▦ 58년 미국 밥 존스 신학대학 졸업

▦ 60년 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

▦ 70년 아세아방송 설립 준비위원장

▦ 75년 미국 트리니티대학 명예신학박사

▦ 77년 극동방송 사장

▦ 85년 침례교 세계연맹(BWA) 부총회장

▦ 92년 아시아 침례교 연맹 회장

▦ 2000년 세계 침례교 총회장

▦ 2006년 미국 컴버랜드대학 명예신학박사

 

/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