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30회 대한민국 군종목사 수련회’
20일 오후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리조트 컨벤션홀. 비가 흩날리는 궂은 날씨를 뚫고 군복을 입은 이들이 잇따라 들어왔다. 한국군종목사단(단장 이석영 목사)이 주관하는 ‘제30회 대한민국 군종목사 수련회’에 참석하는 군종목사(군목)들이었다.
“충성! 선배님, 식사는 맛있게 드셨습니까. 안내는 이곳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육군군수사령부 군종장교 최용훈 목사가 선배 군목이 들어서자 경례하며 이같이 안내했다. ‘믿음으로 살리라’(롬 1:17)를 주제로 사흘간 진행되는 수련회는 다음세대 기도회와 전교인 수련회 등 여타 교회 행사와는 분위기며 의미가 남달랐다.
국방부 군종정책과의 교육감독 아래 1년에 한 번씩 진행하는 수련회는 육·해·공·해병대 군목이 함께 준비한 자리로 군 선교 일선에서 헌신하는 군목들의 영성을 회복하며 같이 사역을 감당하는 가족들의 영적 휴식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영상을 통해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에게 종교는 필승의 신념을 심어 준다”며 “군복 입은 성직자로서 장병들의 올바른 가치관을 고취하며 신앙전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행사에 도착한 군목과 가족 400여명은 자리에 앉아 기도로 수련회를 준비했다. 군별 모임에서는 각각 통성으로 기도하는 소리도 들려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군목들로 구성된 찬양단의 찬양 연주가 개회예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예배에서는 장향희 든든한교회 목사가 ‘사명과 능력’(출 4:17)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저녁 행사에는 극동방송(이사장 김장환 목사) 어린이합창단이 축하 공연을 펼치며 시작을 알렸다. 군목과 가족들은 공연에 화답하기라도 하듯 손뼉을 치면서 소리 높여 호응했다. 어린이합창단이 자리를 옮기면서 군목과 가족들을 안아주는 모습은 참석자들의 미소를 이끄는 데 충분했다.
군목만을 위한 특별강의도 마련됐다. 미국 공군 군종감인 랜달 E. 키친스(Randall E. Kitchens) 소장이 ‘당신은 하나님이 원하는 곳에 있습니까?(Are you where god wants you to be?)’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군목 최고 선임자가 전하는 메시지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군목들은 저마다 꼼꼼히 메모했다.
키친스 소장은 “오늘 본문에서 다윗왕은 지도자로서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한 잘못을 저질렀다”며 “우리도 시험과 유혹으로 해야 할 일과 감당해야 할 책임을 누군가에게 전가하고 군목의 역할을 감당하지 않을 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주님께 그런 유혹을 이겨낼 힘을 주시길 기도해야 한다. 그래야 여러분이 섬기는 군 장병이 유혹과 시험에 빠졌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제3군단 1산악여단 군종장교 윤도형 목사는 “모든 군목이 함께 모여 하나님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마음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자신을 사모라고 소개한 권지혜(40)씨는 “군목의 사모로 지내다 보면 사역 등의 이유로 여행 한 번을 가기 힘들다”며 “교인과 장병을 섬기던 자리에서 이렇게 섬김을 받으니 신선하고 영적으로 회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일차 새벽예배에는 이번 행사를 후원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가 성찬예식을 집례한다. 김 목사는 “장병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군목이 이번 수련회를 통해 영적으로 회복하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