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항상 용서한다. 인간은 가끔 기분 좋으면 용서한다. 그러나 자연은 절대 용서 안 한다.”

반기문 UN 전 사무총장은 인류를 위협할 정도로 성큼 다가온 지구 온난화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며 이렇게 말했다. 18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 아트홀에서 열린 제55회 극동포럼 주 강사로 나선 반 전 총장은 ‘기후위기 극복과 우리의 안보’ 주제로 강연하며 “우리는 자연과 싸울 수 없으며, 기후 위기를 해소하는 데 우회로는 없다”며 “우리의 일상생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안보적 측면에서 “한미일의 안보 협력 삼각체제는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증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3년 출범한 극동포럼은 시대의 주요 명제를 올바른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는 주한 이스라엘 아키바 토르 대사, 주한 우크라이나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대사를 비롯해 사회 각계 인사 및 방송 청취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에 앞서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반 전 총장에게 감사패를 전달 했다.

아래는 포럼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UN에서의 조찬 예배 ‘한 사람의 힘’

여러분 돌이켜보면 해방 이후에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고 3년에 걸친 전쟁을 이겨내고 폐허가 돼버린 나라를 부흥시켜서 이렇게 자유와 민주주의가 만발한 세계 경제 10위권의 대한민국을 이뤄내기까지 기독교는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대한민국을 일으킨 최고 요인은 첫째 자유민주주의, 둘째는 훌륭한 교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이 모든 것의 지주이자 대들보였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에 학교를 세우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유엔과 미국, 유럽 사람들이 보내주는 우유, 장난감 모든 구호물품이 교회를 통해서 전달됐고 저도 교회에 나가서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해방 직후, 혼란상을 반추해 볼 때 기독교계의 반공정신이 아니었다면 과연 우리나라 운명이 어땠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기독교 원로와 지도자 그리고 모든 성도 여러분에게 이 기회를 빌려서 깊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히 존경하는 김장환 목사님에게는 제가 특별한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김장환 목사님은 침례교단의 세계연맹 연맹 총회장을 역임한 세계적인 종교 지도자입니다. 다양한 국제관계와 외교 분야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우리나라 국익 증진에 크게 기여를 하셨습니다.

김 목사님은 20년 넘게 극동방송 어린이 합창단을 인솔하고 미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공연을 했고 그때마다 한국전에 참전한 용사 가족, 미국의 정관계 인사들을 초청해서 민간 외교를 전개했습니다. 외교부의 동료인 유명한 전 장관은 김장환 목사님이 대해 “외교관 100명이 가도 이런 외교를 못한다고 감탄했습니다.”

2016년은 제가 유엔 총장으로 마지막으로 재직하던 해였습니다. 동양인으로서 처음으로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국가조찬 기도회를 인도하고 설교를 하셨습니다. 그날 예배의 자리에는 최소 대사들 193명 이외에도 많은 유엔 직원들과 유엔 대표 등 수백 명이 참석을 했는데 그때 설교 제목은 ‘한 사람의 힘’이었습니다. 지금도 아주 생생하게 기억을 하는데 아주 감동적인 설교를 하셨습니다. 사랑을 통한 평화의 메시지였습니다. 참석한 대상 모두가 기립박수로 존경을 표했습니다.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 변화 “일상생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최근 캐나다와 미국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는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엄청난 인명이 희생당했고 재산이 소실됐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케냐 수단 동아프리카 지역은 장기간에 걸친 가뭄 물이 비가 안 옵니다. 가뭄으로 물과 식량이 없어 극심한 기하와 질병에 신응하고 있습니다. 또 근래에 파키스탄과 중국 그리고 중부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는 유례없는 홍수를 겪었습니다. 지난주에 리비아에서는 폭우로 댐이 붕괴돼 1만 5000여명이 사망했습니다.

태평양과 인도양에 산재한 섬나라들은 기후 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에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다른 토지를 찾아서 나라를 옮겨야 된다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 위기가 아니라 기후 재앙입니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기후 환경이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앞으로 100년 내에 대재앙인 제6차 대멸종이 올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대멸종은 사람을 포함해서 모든 동물들이 70%이상이 죽는 겁니다. 제5차 대멸종은 6500만 년 전에 일어났습니다.

여러분, 지금이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한 지금은 최악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제 우리는 최악의 기후 위기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습니다.

2007년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할 때까지만 해도 기후 변화가 극히 최대의 관심사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취임했습니다. 그리고 유엔 총장이 돼 남극을 한 번, 북극을 네 번 방문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직접 눈으로 보고 기자들을 향해서 또 인류를 향해서 “지금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올라오고 있다. 우리는 지금 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족적을 어떻게 남길 것인지 인류 사회를 위해서 어떤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 늘 몰두했었습니다. 이런 각오로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제가 기후변화에 매진하게 됐고 사무총장 임기 10년에 그야말로 치열한 노력 끝에 파리 기후 협약을 체결시키고 발효 시켰습니다.

전 세계 기후과학자과 전문가들은 1960년대부터 위기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선진국 지도자들은 과학자들의 말을 듣지 않고 산업 발전 공업 발전에만 몰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후 온난화를 가져왔습니다.

얼마 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global boiling)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화석연료의 사용과 탐욕에 젖어 있고 각국 국민은 더 많은 성장과 무상복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우리들 문 앞에 와 있는 재앙입니다. 누구도 어떤 나라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2019년부터 대통령 직속의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 끝에 우리나라의 화력발전소 화력발전소 15개 곳을 그해 11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다섯 달 동안 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그리고 배출가스 5등급 경유차량은 인구 50만 되는 도시에 진입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50만 이상 되는 도시를 제한을 한다 그러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 50만 이상 되는 도시를 다 합치면 인구를 합치면 4000만이 됩니다. 거의 대부분 도시에는 이 디젤 자동차는 못 들어가게 한 겁니다. 이렇게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고, 전기차를 보급하며 미세먼지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던 원전이 윤석열 정부 들어 복구 시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양광도 깨끗한 에너지이지만, 원전은 다섯 배 이상 더 깨끗합니다. 원전에서 1kWh 전기가 나올 때 10g의 이산화탄소가 나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세계 각국이 원전의 필요성을 재인식하고 추가 건설을 계획하는 데 대해서 무척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다시 원전을 복구하는 것은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유럽연합(EU)은 원자력 발전과 천연가스를 녹색 에너지로 분류하는 규정을 확정·발의하며 ‘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여러분, 기후위기와의 싸움은 이미 한참 시작이 됐습니다. 지구는 지금 18.5℃입니다. 근데 여기서 1.5℃ 이상 올라가면 안 됩니다. 하지만 지난해 1.15℃가 올라갔다고 유엔(UN) 산하 기구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0.35℃가 남았습니다. 0.35℃를 가지고 우리가 2050년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2050년까지 세계 각국이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산업체에서도 이런 온실가스가 나오면 안 됩니다. 온실가스를 제로로 만들어야 합니다. 2030년까지는 40%, 2050년까지는 100% 제로로 만들어야 됩니다.

국내 기업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오는 2035년까지 인천과 경북 포항, 전남 광양에 총 126만t 규모 청정수소 공급 인프라를 조성한다고 발표했고, 현대자동차가 2045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동화(전기차, 수소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우리는 자연과 싸울 수 없습니다. 아무리 강하고 아무리 자원이 많은 나라도 자연에는 당할 수가 없습니다. 2019년에 교황님을 로마 교황청에서 만났습니다.그때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은 항상 용서한다. 인간은 가끔 기분 좋은 건 용서한다. 그러나 자연은 절대 용서 안 한다.”

우리는 결코 자연과 타협할 수 없습니다. 탄소 배출을 급격하게 줄여야 됩니다.
산업과 기업은 물론 우리의 일상생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합니다. 저는 지금도 쪽지 종이를 이렇게 포켓에 넣고 다닙니다. 종이를 앞뒤로 다 빽빽하게 사용하고 난 뒤 버립니다. 여러분의 생활 태도를 조금만 바꾸면 여러분한테도 좋고 지구한테도 좋습니다.

기후 위기를 해소하는 데 우회로는 없습니다. 기후위기와 같이 전 세계적이고 사활적인 과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세계 시민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 모인 극동 포럼 회원 여러분께서는 기독교적인 관점에 세계관을 갖고 계실 겁니다. 누구보다도 세계관에 입각해서 남을 위해서 희생하는 여러분들께서 먼저 기후변화에 앞장서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한미일의 안보 협력 삼각체제는 세계 평화 증진에 긍정적 기여”

오늘 이곳에는 포로마레코 우크라이나 대사가 참석하셨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이처럼 장기간 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에 보도한 것을 보면 우크라이나 사람은 20만 명이 죽었고 러시아는 30만 명이 죽었다고 전해집니다. 이해하기 힘든 전쟁의 결과입니다.

우크라이나에 620만 명의 피난민이 생겼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이 꺾이지 않고 싸울 수 있었던 것은 첫째 조국의 영토와 자유를 지키겠다는 애국심, 자유민주 진영의 강력한 연대 지원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하루빨리 평화를 되찾고 재건돼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지난 7월에 우크라이나를 직접 방문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안보 지원, 인도적 지원, 재건 지원을 담은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추진을 약속했습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 간절한 염원을 비틀고 재를 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푸틴과 북한의 김정은입니다. 지난 9월 13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다 했고 협력할 것이다라고까지 얘기했습니다. 김정은은 반제국주의 자주 전선에서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고 이런 발언을 미루어 짐작해 볼 때 안보리 결의에 어긋나는 이란 불법적인 거래를 한 것이 아닐까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대한 정세 변화입니다. 미국이 “반드시 국제사회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유엔의 대북 제재를 어겨가면서 군사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에 대해서 한미일 세 나라는 국제사회에 협조해서 강력히 대응해야 됩니다. 독재자들이 침략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서 악마의 거래를 진행하고 있는 것을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됩니다.

대북 제재에 중국과 러시아도 함께 동참했었습니다. 러시아의 중국이 다 북한 제재하자고 찬성을 했었습니다. 도덕적으로 정의의 관점에서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자격에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2017년 11월 ICBM ‘화성-15형’ 시험 발사에 성공한 직후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작년 9월에는 김정은이 핵을 사용하겠다는 핵무력 정책을 법으로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에는 전술 핵탄두 ‘화산- 31’를 공개했고, 비록 실패하기는 했지만 군사정찰 위성을 두 차례 발사하고 또 3차 발사도 예고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8일에는 전술핵을 탑재시킬 수 있는 핵 공격 잠수함을 진수시키고,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도 밝혔습니다. 참 끔찍하고 무서운 도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든 전쟁은 돌이키기 어려운 희생과 피해와 상처를 남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리 작은 전쟁이라도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정치, 외교, 군사력을 동원해서 막아야 됩니다.

전쟁을 예방하는 접경은 강력한 억지력이 있어야 됩니다. 강력한 억지력의 가장 높은 단계에, 또 가장 실효성 있는 단계는 국가 간에 뜻과 가치를 같이 한 국가 간의 동맹입니다.

저는 한미 동맹이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비로소 완전체를 향하게 됐고 바람직한 단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월 26일 개최된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은 흔들리던 한미 관계를 안정시키고 확고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70년 동맹 사상 최초로 양국의 핵 협의 정례협의체(NCG)인 뉴클리어 컨설터티 그룹을 창설하고 미국의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정기적으로 배치하기로 한 것은 대북 확장 억제를 문서로, 힘으로서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지난 8월 18일 역사적으로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 간의 협력의 정신과 원칙 그리고 이행 체제까지 명시한 것은 역사적으로 획기적인 일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도 훨씬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대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미일의 안보 협력 삼각체제는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증진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한일 관계의 진전에 대한 한국의 결단 또 지속적인 노력이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기재로 작용했다는 것을 특별히 강조하고자 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한미 동맹이 양국의 국내 정치로 흔들릴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강으로 우리의 힘이 강해질수록 한미 간의 신뢰와 상호 의존성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여기에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과 공동의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유념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21세기 세계 역사에서 새로운 페이지를 계속 쓰고 있습니다. 글로벌 중추 국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모든 면에서 정점에 서 있는 나라입니다.

국제사회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대응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그 어떤 도전과 고난도 이겨낼 지혜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제가 이 확신을 깊이 나눌 수 있게돼 기쁘게 생각 합니다.

여러분이 한국이 처한 모든 과제를 풀어나가는 데 앞장서 주실 것을 거듭 간곡히 부탁드리며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에 하나님의 강호가 있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박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