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겨진 곳에 꽃 피게 하소서.’ 이 말은 트루디 사모의 좌우명이다. 트루디 사모는 이 좌우명을 가슴에 새긴 채 지난 60여 년을 한국인으로 살았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받고 자란 트루디 사모는 밥 존스 고등학교에서 빌리라는 이름의 동양인 남학생을 만났고 이후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당시 트루디 사모의 마음을 휘어잡았던 빌리는 김장환 목사다.

대학을 졸업하고 일주일 만에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화물선을 타고 17일간의 항해 끝에 한국 부산항에 도착했다. 당시 트루디 사모의 눈에 비친 불빛들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런데 배에서 자고 아침에 갑판에 나갔을 때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풍경이 펄쳐졌다. 알고 보니 아름답던 불빛은 수많은 오두막집에서 나온 것이었고, 산은 황폐하기만해 모든 것이 낯설었다. 그때부터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한국인으로 60여 년을 살고 있다.
트루디 사모는 최근 『한국에 왜 시집왔나』라는 자서전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트루디 사모의 어린 시절 이야기, 김장환 목사와의 만남, 결혼, 한국행, 녹록지 않았던 한국살이, 한국말이 서툴러서 벌어진 해프닝들, 삼남매 교육 이야기, 사모라는 감투의 무게, 교육자로서의 삶, 파이샵 이야기까지 트루디 사모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트루디 사모는 “왜 한국에 오셨나요? 두렵지 않으셨습니까? 힘들지 않으셨나요?”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럴 때마다 “저는 한국에 온 것을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모든 일이 재미있고 즐겁습니다”라고 답변한다. 트루디 사모는 “60여 년 전 한국에 올 때도 하나님이 오게 하셨고, 60여 년간 한국에 살고 있는 지금도 하나님이 잘 살게 하신다”고 말한다. 그때와 다른 것은, 하나님께서 올 때보다 무척 많은 열매를 맺게 하셨다는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인도이고, 하나님의 보호이고, 하나님의 은혜다.

트루디 사모는 “이 책은 하나님께서 저를 한국에 뿌리내리게 하시고 여러 모양으로 인도하셔서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게 하신 일들을 조금 소개한 것입니다. 우리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고, 우리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라고 책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로 어려움 중에 있는 이들, 특히 다문화 가족으로 힘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과 도전이 되기 바란다고도 했다.

명성교회 원로 목사인 김삼환 목사는 이 책에 대해 “사모님의 내조가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이신 김장환 목사님을 만들었습니다. 이 책이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사역하는 모든 분들에게 분명 큰 격려와 위로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지구촌교회 원로 목사인 이동원 목사는 “이 책은 삶의 질곡에서 고난의 가치와 기도 응답의 의미를 묻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꿈을 꾸게 하고, 자녀 양육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다시 마음을 넓히고 기도하게 할 뿐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를 앞에 두고 고뇌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하는 믿음의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