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일보 2020-10-15]
극동방송, 대부도 새 송신소 헌당 감사예배
극동방송은 지난 12일 경기도 안산 단원구 대부남동에서 새 송신소 헌당 감사예배를 드렸다. 경기도 시흥에서 안산 대부도로 이전한 송신소(AM 1188㎑)는 1만5000여평 규모 대지에 2대의 안테나와 방송·통신 시설을 갖추고 있다.
헌당 감사예배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 김형오 전 국회의장,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이태식 전 주미대사, 나경원 전 의원,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 아비다 이슬람 주한방글라데시 대사, 달릴라 야스민 암리 수에드 주한르완다 대사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된 이날 참석자들은 마스크 착용과 출입 명부 작성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행사장에 들어섰다.
헌당 감사예배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의 기도와 김요셉 원천침례교회 목사의 설교, 해리스 대사의 축사, 황형택 강북제일교회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김 목사는 마가복음 13장 8~10절을 본문으로 “예수님의 재림은 만국에 전파될 때 일어난다”며 “극동방송 복음이 닿는 모든 땅에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가 넘쳐 평화의 땅으로 변화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축사를 통해 “극동방송은 수십 년간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비우호적인 국가들에 방송을 전파해왔다. 새로 건립된 대부도 송신소를 통해 표현의 자유, 정보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밝히는 횃불의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는 “64년간 극동방송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오직 복음전파의 외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대부도에서 새롭게 송출을 시작하는 이 송신소가 한반도의 복음 통일과 북방선교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복음의 더 강력한 전파를 통해 이뤄가실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극동방송 송신소 1956년 첫 건립
극동방송은 1956년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됐다. 북한과 중국, 소련, 몽골에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성도들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선교사들은 인천 남구 학익동 바닷가에 자리를 잡고 송신소 건물을 건립했다. 바닷가에 송신소를 세운 이유는 염분이 있으면 전파를 더 멀리 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초창기 극동방송 국장을 지낸 고 윌리엄 윈첼은 “한국에 극동방송을 설립한 배경으론 공산 국가들과 인접한 지리적 위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외국 선교사의 입국이 금지되고 국내 선교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복음을 전하고 자유를 전하는 길은 전파에 의한 방법 외에는 없었다”고 전했다.
선교사들은 손수 벽돌을 쌓으며 송신소를 건립했다. 인천 일대에 주둔하는 미군 부대에서 폐자재들을 지원받아 얼어붙은 개펄로 장비를 운송했고 매서운 바닷바람에 피부가 트고 갈라지는 고통도 감수해야 했다. 선교사들의 눈물과 땀, 헌신으로 세워진 425피트(약 129.5m) 높이의 안테나를 통해 극동방송의 첫 전파가 12월 23일 송출됐다.
극동방송은 학익동에 공장들이 설립되고 인구가 늘어나자 69년 4월 인천 남동구 논현동으로 송신소를 이전했다. 72년과 82년에는 송신소가 집중호우에 침수돼 방송이 중단되는 사고도 있었다. 88년 시흥 방산동으로 신축 이전한 송신소는 출력을 100㎾로 증강하며 32년간 방송을 송출해왔다. 극동방송 관계자는 “기존 송신소 주변에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섰다. 북방으로 향하는 전파장애 가능성과 인근 주민의 민원을 고려해 대부도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북방선교의 이정표 대부도 송신소
미국 LA에 본사를 둔 극동방송은 전 세계 50여개국에 124개의 언어로 복음을 전한다. 국내에 있는 극동방송은 2개의 AM라디오 를 통해 북방 쪽으로 복음을 전한다. 제주도 애월읍에 있는 제주극동방송 송신소(AM 1566㎑)는 250㎾ 출력으로 한국어,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 방송을 한다. 대부도 송신소는 100㎾ 출력으로 북한뿐 아니라 그동안 전파되지 못한 중국의 동북 3성과 러시아의 시베리아까지 복음을 전한다.
이날 헌당예배에서 만난 탈북자단체 관계자는 “북한 주민은 암시장에서 라디오를 구매해 극동방송을 지속해서 듣고 있다”면서 “일반 주민뿐만 아니라 사상성이 투철한 노동당 간부들도 극동방송을 청취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기붕 극동방송 사장은 “많은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극동방송을 통해 복음과 자유 대한민국의 소식을 듣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탈북자들을 통해 생생하게 방송사로 전달되고 있다”며 “방송선교 사역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송신소를 통해 한층 더 결연한 각오로 이 사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안산=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 기사원문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60328&code=23111111&cp=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