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 50주년 행사 여는 극동방송 김장환 이사장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빌리 그레이엄 전도집회가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0년이 되었네요. 정말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영화관 영사기가 돌아가는 것처럼 순간 순간의 기억들이 빠르게 회전 하네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간절한 기도가 저절로 나옵니다.”

1973년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빌리 그레이엄 목사 전도대회는 한국 개신교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다.

330만명이 참가해 대성황을 이룬 집회는 한국교회 부흥에 결정적 역할을했다. 현장과 TV로 집회를 지켜 본 사람들은 앞다투어 교회로 발길을 돌렸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1400개가 있던 교회가 1년만에 2000개로 늘었고, 대회 기간중 현장에서 신앙을 받아들인 사람만 8만명이 넘었다.

 

당시 통역자가 바로 김장환 목사(89·극동방송 이사장)다.

“대회장이었던 한경직 목사께서 제게 통역 제안을 했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측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한국시민이며 집회기간 내내 봉사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았는데 제가 발탁 된거죠.”

대회기간 내내 김목사의 통역은 설교 내용뿐 아니라 제스처, 억양, 표현의 강약까지 신비로울 정도로 똑같이 재현했다는 평을 들었다.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1973년 빌리 그레이엄 여의도 전도대회

 

“제가 실력이 좋아서 그런 하모니가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분은 사전에 둘이 연습을 했냐고 물어봤습니다. 하지만 준비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유심히 보기만 했지 연습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과정 하나 하나가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돌아가서 저 역시 놀랐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도우심이었습니다. 키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받침대 위에 올라가 통역을 했습니다.”

김목사는 다음달 3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50주년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50주년 행사는 빌리 그레이엄의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가 설교를 한다. 김목사는 이번 대회를 “한국교회 회복과 회개를 위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집회 이후 한국교회는 매년 20%씩 성장해 1980년 초 성도수가 1000만명에 이를 정도로 부흥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한국교회는 침체기에 들어섰습니다. 최근 한국교회는 뜨거움과 열정이 사라지고 형식과 겉모양만 남은 채 영적 동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믿음의 유산을 전수하지 못한 채, 1970년대 ‘기적의 역사’는 이제 잊혀진채 한 치 앞도 희망적으로 내다볼 수 없는 영적 절망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침체는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50년 전 뜨거운 성령의 불길을 다시 불러일으키고자 50주년 기념대회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번 대회의 핵심 주제는 ‘한국 교회의 하나됨’이다. 10만명 참석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데 현재 3000여 교회에서 참여 의사를 밝혔다. 1만명의 성가대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의 모든 교회가 이번 행사의 주체입니다. 23개 교단장들로 이뤄진 위원회가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교파는 다르지만 ‘오직 복음’이라는 목표 아래 마치 작은 불꽃이 모여 큰 불을 이루듯 행사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교회들이 그동안 나태했음을, 교회의 본질을 잃어가고 있음을 회개하고 적극적으로 예수님께서 주신 지상명령을 실천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미래세대를 위한 행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기념대회에 열리기 하루 전 사랑의교회에서 다음 세대를 위한 청소년집회가 열립니다. 유명 랩가수 ‘비와이’와 CCM그룹 ‘위러브’의 콘서트와 말씀집회가 함께 열립니다. 빌리 그래이엄 목사의 손자인 윌 그레이엄 목사가 설교를 맡았습니다.”

 

/허연 문화선임기자